매일의 기도가 흐려집니다.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강한 사람이었습니다. 어쩌면 좋을까요. 살아가는 나날이란 나아지는 구석 없이 이 모양입니다. 나는 여전히 사람들과 대화하는 법을 모릅니다. 덧셈과 뺄셈을 배우지 못했으니 그 뒤에 모든 것은 외계어나 다름없습니다. 내게 관계는 늘 그런 것이었습니다. 미처 배우지 못해 시간이 갈수록 난해해지고 대체 뭘 어디서부터 익혀야 다른 사람들처럼, 아니 조금이라도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. 이상하게도 온갖 것을 배울 수 있는 세상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는 기분입니다. 모두들 어떻게 배우고 익히는 걸까요. 어디까지가 자연스러운 건지, 자연스럽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부자연스러움을 벗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. 자연스러움의 벽이란 얼마나 부자연스러운 것인가요. 새벽마다 내리는 비에 마음은 가장 먼저 젖어 쉽게 찢어집니다. 아무리 말려도 서로 달라붙어 펼쳐지지 않습니다. 아무리 햇볕을 쬐어도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늘어갑니다. 잠은 늘 꿈과 함께 왔고, 외로움은 꿈이라고 사라지지 않았습니다. 오늘은 보름달이 뜬 밤이었습니다. 달이 참 밝다 생각했는데, 구름은 달보다 가까웠고 이내 다시 비가 내렸습니다. 번쩍이며 어둠을 지우고 하늘이 무너질 듯 울며 잠을 쫓았습니다. 빗소리는 점점 가까워집니다. 나는 점점 멀어집니다. 오늘의 내가 잠들면 조금 더 외로운 기억을 지닌 채 더 약하고 공허해진 내일의 내가 깹니다. 밤은 유일한 안식이었고 이젠 그마저 밀쳐내기 시작하면서 갈 곳을 잃었습니다. 어떡해야 할까요. 나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습니다.

2017.07.08.26:10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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