우리는 서로의 기억에 먼지처럼 쌓여요
낮게 엎드려 보이지 않다가 한 번씩 떠올라
잠시 뿌옇게 보이다 다시 가라앉고
있는 듯 없는 듯 낮게 누워있어요
뭉쳤다 흩어지고
닦아내도 다시 쌓이는
먼지로 있어요
한 번도 닦은 적 없어 시커메진 창틀 구석에서
우리는 서로를 바라봐요
눈 앞이 뿌옇게 일렁여요
누가 또 먼지를 일으켰는지
먼 곳에서 먼지바람이 불었는지
커튼 사이를 찌른 햇살에
먼지들이 알알이 모습을 드러내요
부유하는 먼지를 보며 예쁘다 말해요
종일 재채기를 참지 못한 하루였어요
2018.12.23.25:59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