잠이 오지 않는 밤은 길고 초조하기만 합니다. 저는 자주 말을 잊고, 대화가 익숙해질 만하면 어김없이 사람들과 멀어집니다. 한 번도 대화란 걸 해본 적 없는 사람처럼 처음으로 돌아갑니다. 왜 대화는 자전거처럼 한 번 익혀 평생 쓸 수 없는 걸까요. 해야 하는 말은 여전히 모르겠고, 하지 말아야 하는말은 늘어만 갑니다. 주머니에만 넣으면 꼬이는 이어폰 줄처럼 저의 말은 쉽게 엉킵니다. 애쓸수록 영영 풀 수 없는 무언가가 되어버립니다. 무선 이어폰을 쓰는 사람들 사이에서 혼자 유선 이어폰을 쓰듯, 꼬인 줄을 푸느라 애쓰며 공허히 시간을 보냅니다. 꼭 들어야 할 말을 듣지 못한 채 초조한 표정으로 엉킨 줄을 풀고 있습니다. 왜 저런 걸 써서 저렇게 고생하지, 이해할 수 없단 표정은 아무래도 익숙해지지 않습니다. 당신도 그런 적 있었나요. 사실 매번 묻고 싶었습니다. 당신도 엉킨 마음을 풀지 못해 주저 앉아 울었던 적이 있나요. 몸 안에서 무언가 조각나 폭발하듯 흩어지는 기분을 겪어보셨나요.
어떤 대화는 무섭기만 합니다. 대화는 무섭기만 합니다. 대화는 무섭습니다.
사람은 무섭기만 합니다. 어떻게 해야 혼자 살 수 있을까요. 아무도 만나지 않고 어떤 대화도 관계도 없이, 그럼에도 외롭지 않게 살 수 있을까요. 이어폰의 줄을 잘라 버려도 괜찮을까요. 어떤 말이 당신을 외롭게 하나요. 저는 모든 말이 그렇습니다. 불편한 사람이란 어떻게 만들어지는 걸까요. 사람은 왜 불편할까요. 당신도 그렇습니까. 당신은 저는 어떤 사람은 그는 그들은.
그래서 어떤 말이, 당신을 외롭게 했나요.

2022.07.14.25:30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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